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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슈탈트 상담

자기 자신에게 가장 가혹한 사람들에게

by busangestalt 2026. 4. 23.

 
 
이 글은 부산게슈탈트심리치료센터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나는 한 번도 내 편이었던 적이 없어요."
상담 중 그녀가 조용히 꺼낸 이 한 마디는,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을 단번에 맞추는 말이었습니다.
 
혹시 이 문장이 낯설지 않으신가요.
스스로를 가장 가혹하게 대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인 것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본문

그녀는 오랫동안 상담자의 눈치를 살폈습니다.
 
조심스럽게 말을 고르고,
반응을 확인하고,
혹시 실망을 주지는 않았는지 살피는 모습.
 
그 모든 행동들이 사실은 하나의 마음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제 편이 되어주세요.'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선생님에게 인정받고 싶었어요.
 
오늘은 '많이 좋아지셨어요'라는 말을 듣고 싶었어요."


왜 타인의 인정에 이토록 목마를까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인정받으려 하고,
상대의 반응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눈치가 빠르고 배려심 깊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늘 불안이 흐릅니다.
 
이런 패턴은 대부분 오래된 곳에서 옵니다.
 
어린 시절,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경험을 반복한 아이는 학습합니다.
 
사랑받으려면 잘해야 하고,
인정받으려면 기대에 맞아야 한다고.
그렇게 자라난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타인의 시선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 합니다.
 
게슈탈트 치료에서는 이것을 자기 지지(self-support)의 결핍으로 봅니다.
자기 자신이 자신의 든든한 기반이 되지 못할 때,
사람은 끊임없이 외부에서 그 기반을 찾으려 합니다.
 
타인의 인정, 칭찬, 반응 —
그것들이 잠시 그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상담자로서의 알아차림

저는 그 순간,
솔직하게 마주해야 할 것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그녀의 이 마음을 제대로 보지 못했구나.
상담자라는 이름 아래,
중립이라는 이유로,
그녀의 애절한 바람을 그녀만의 과제로만 여겼구나.
 
그 알아차림과 함께 미안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녀는 오랜 시간 혼자 버텨왔고,
누군가 진심으로 자신의 편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이 자리까지 걸어왔을 텐데.
이 순간 필요한 것은 기술이나 기법이 아니었습니다.
온 마음으로 그녀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글썽이는 눈으로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눈빛에는 슬픔, 고마움, 서운함,
그리고 아주 작은 희망까지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그 눈빛을 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짧은 침묵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마주보았습니다.
상담자와 내담자가 아닌,
한 존재가 다른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자기 편이 된다는 것

그녀에게 필요했던 것은 조언도,
분석도 아니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이것은 그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자기 자신에게는 가장 엄격한 비판자가 됩니다.
 
실수하면 자책하고,
감정이 올라오면 억누르고,
쉬고 싶어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자기 편이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무조건 옹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하지 못했을 때도,
흔들릴 때도,
지쳐 있을 때도,
그 모습의 자신을 외면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이 자기 지지의 시작입니다.


마무리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있다는 감각이 그녀 안에서 천천히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녀가 스스로 자기 편이 되어줄 수 있기를.
 
오늘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도 조용히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편이었던 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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